프리랜서 때 6만원 내던 건보료·연금, 사업 좀 되니 60만원이 됐다
한동안 나는 건강보험료랑 국민연금을 각각 3만 원씩, 합쳐서 6만 원 정도 내고 있었다. 프리랜서로 일하던 시절이라 그게 당연한 줄 알았고, 솔직히 신경도 안 썼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고지서를 보니 건보료 30만 원, 연금 30만 원, 합쳐서 60만 원이 찍혀 있었다. 열 배였다. 처음엔 무슨 착오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빌딩 매매 중개를 하면서 그 전해에 커미션이 크게 잡혔고, 그게 고스란히 다음 해 보험료로 돌아온 거였다. 이 글은 프리랜서로 소액 내던 내가, 소득이 한번 뛰고 나서 건보료와 연금이 어떻게 따라 붙는지 몸으로 겪은 이야기다.
프리랜서 시절엔 건보료를 우습게 봤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 나는 내가 건강보험에서 어떤 신분인지도 잘 몰랐다. 월급처럼 3.3% 떼고 돈이 들어오니까 그게 세금이려니 했고, 건보료랑 연금은 또 별개로 매달 따로 빠져나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프리랜서는 회사가 반을 내주는 직장가입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전액을 내는 지역가입자였다. 3.3% 떼는 건 그냥 소득세를 미리 떼는 거고, 건보료랑 연금은 그것과 아무 상관 없이 별도로 나가는 거였다. 이 구분조차 그때는 몰랐다.
그때 내던 금액이 건보료 3만 원, 연금 3만 원 정도였다. 워낙 소액이라 그냥 통신비처럼 매달 나가는 고정비 중 하나로만 여겼다. 왜 이렇게 적게 나오는지도 딱히 궁금해하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해 신고된 내 소득이 낮았기 때문이었다. 지역가입자 보험료는 결국 소득을 기준으로 매겨지는데, 벌이가 적으니 거의 최저 수준으로 나온 거였다. 나는 그게 원래 그 정도 내는 건 줄 알았다. 이 금액이 내 소득에 딱 연동돼서 움직인다는 감각이 전혀 없었던 거다. 그래서 나중에 소득이 뛰었을 때, 보험료가 그걸 따라 올라올 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 했다. 이때 개념을 제대로 잡아뒀으면 뒤에 덜 놀랐을 텐데, 소액일 때는 아무도 이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
빌딩 하나 팔고, 다음 해 고지서가 폭발했다
문제는 빌딩 매매 중개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 바닥은 평소엔 조용하다가 큰 건 하나가 성사되면 커미션이 한 번에 크게 들어온다. 그해가 그랬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건을 마무리하면서 소득이 확 잡혔다. 그때는 그저 좋았다. 문제는 그 돈이 이미 다 쓰이고 한참 지난 뒤에 진짜 청구서가 날아온다는 거였다. 소득이 잡힌 건 그해인데, 그걸 반영한 건보료와 연금 고지서는 다음 해에 왔다. 이 시차가 사람을 방심하게 만든다.
다음 해에 받아 든 고지서가 건보료 30만 원, 연금 30만 원이었다. 3만 원씩 내던 게 30만 원씩이 됐으니 각각 열 배였다. 합쳐서 매달 60만 원. 나는 고지서를 한참 들여다봤다. 소득이 늘었으니 세금을 더 내는 건 그러려니 했는데, 건보료랑 연금까지 이렇게 같이 뛸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이미 그 소득은 사업 운영하고 생활하면서 다 흘러나간 뒤였다. 정작 돈이 들어온 해가 아니라, 통장이 다시 얇아진 다음 해에 청구가 몰려오니까 체감이 훨씬 더 셌다. 이때 확실히 배웠다. 프리랜서든 1인 사업자든, 소득이 한번 크게 잡히면 그건 그해 세금으로 한 번, 다음 해 건보료와 연금으로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에 나눠서 나를 찾아온다는 걸. 미리 떼서 넣어두지 않으면 다음 해에 반드시 당한다.
그때 알았어야 했던 것들
한 가지 뒤늦게 안 사실은, 국민연금에는 상한이 있다는 거였다.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기준이 되는 소득월액에 천장이 정해져 있어서, 그 위로는 연금보험료가 더 올라가지 않는다. 내가 알아봤을 당시 기준으로도 상한선이 있었다. 그러니까 연금 30만 원은 사실상 내 소득 구간에서 거의 꼭대기에 가까운 금액이었던 셈이다. 반면 건강보험은 그런 식의 낮은 천장이 없어서, 소득이 오르면 오르는 만큼 계속 따라 올라간다. 같은 '30만 원'이어도 성격이 이렇게 달랐다.
또 하나, 소득이 줄어든 해에는 보험료가 자동으로 착 줄어드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큰 건을 한 다음 해에는 다시 조용한 시기가 오는데, 보험료는 여전히 지난 호황 때 소득을 기준으로 고지되기도 한다. 이럴 때 가만히 있으면 그대로 내야 하지만, 소득이 줄었다는 걸 증빙하면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건보료든 연금이든, 이런 건 공단이 알아서 깎아주지 않는다. 내가 먼저 상황이 바뀌었다고 알려야 움직인다.
그래서 지금은 큰 건이 들어오면 커미션의 일정 비율을 아예 따로 떼서 통장에 묶어둔다. 다음 해 세금, 건보료, 연금까지 한꺼번에 몰려올 걸 알기 때문이다. 소득이 들쭉날쭉한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이 습관이 진짜 중요하다는 걸, 나는 60만 원짜리 고지서를 받고 나서야 몸으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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