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재난 지원금 후기, 코로나 힘든시기에 받은 지원금

 

통장에 150만원이 찍혔을 때, 생각보다 빨라서 오히려 의심부터 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 홍대에서 외국인관광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외국인 입국이 막히면서 예약은 거의 0에 가까웠고, 매출은 바닥이었다. 그런데 월세랑 공과금은 매달 나갔다. 그 와중에 정부에서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을 준다길래 신청했고, 두 번에 걸쳐 돈을 받았다. 이 글은 그때 지원금을 신청하고, 받고, 쓰면서 겪은 이야기다.

코로나 지원금, 순이익 0원일 때 신청했다

코로나가 터지고 게스트하우스 매출이 바닥을 쳤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이라 게스트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는데, 입국 자체가 막혀버리니 예약이 0이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간간이 내국인 예약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그걸로 고정비를 커버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월세는 나갔다. 전기세, 수도세, 인터넷 요금은 게스트가 있든 없든 기본으로 깔려 있었다. 방이 비어 있어도 관리는 해야 하니까 청소도 해야 했다. 아무도 안 오는 방을 환기시키고 정리하는데, 이게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을 때가 많았다. 코로나 초반에 내국인 예약이라도 좀 들어오던 시기에는 매출이 한 달에 300~400만원쯤 됐는데, 고정비를 다 빼고 나면 순이익이 0이었다. 벌어서 내고, 벌어서 내고. 통장 잔고가 줄어드는 건 아닌데 늘지도 않는, 그런 상태가 몇 달째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가 소상공인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준다는 뉴스를 봤다. 솔직히 처음엔 '내가 대상이 되나?' 싶었다. 사업 규모가 크지도 않고, 게스트하우스 같은 숙박업이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건지도 잘 몰랐다. 찾아보니 숙박업도 코로나 피해 업종으로 분류돼 있었다. 매출 감소 증빙 없이도 신속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거였다. 그걸 확인하고 나서야 '아, 나도 받을 수 있는 거구나' 싶었다. 괜히 남들 다 받는데 나만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그래서 바로 신청했다. 금액이 얼마인지보다, 이 상황에서 뭐라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다.

순이익이 0인데 버틸 수 있었던 건, 아직 마이너스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매출로 고정비를 겨우 커버하고 있는 상태였고, 지원금은 그 위에 얹어지는 돈이었다. 150만원이 큰 돈은 아니지만, 한 달 월세의 일부라도 여유가 생기면 숨통이 좀 트였다.

소상공인 지원금 신청, 서류 없이 계좌만 넣으면 끝

신청 과정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했다. 온라인으로 들어가서 사업자등록번호 넣고, 본인인증 하고, 입금받을 계좌를 입력하면 끝이었다. 별도 서류 제출은 아예 없었다. 매출 감소 증빙서류를 준비해야 하나 싶어서 홈택스에서 뭘 뽑아놓을까 고민했는데, 전혀 필요 없었다. 정부가 국세청 데이터로 사업자 정보를 이미 갖고 있어서, 대상자면 화면에 알아서 떴다. 사업자번호 입력하니까 '지급 대상'이라고 뜨고, 계좌만 넣으면 신청 완료.

다 합쳐서 한 5분이었나. 길어야 10분. '이게 맞나?' 싶었다. 정부 지원금이라고 하면 서류 한 뭉텅이 준비해서 주민센터나 어딘가에 직접 가야 하는 이미지였는데, 그냥 집에서 폰으로 해결됐다. 신청하고 나서도 반신반의했다. 이러고 진짜 돈이 들어오나. 주변에 다른 자영업자들한테 물어보니 다들 비슷한 반응이었다. '너무 간단해서 의심스럽다'는 거였다. 뭔가 빠뜨린 게 있나 싶어서 신청 완료 화면을 캡처까지 해뒀다.

들어왔다. 2~3일 만에 통장에 찍혔다. 이렇게 빨리 입금될 줄은 몰랐다. 다른 정책자금이나 보조금은 심사에 몇 주씩 걸린다고 들었는데, 코로나 재난지원금은 속도가 달랐다. 아마 그때 정부도 빨리 풀어야 한다는 압박이 컸을 거다. 워낙 많은 소상공인이 힘든 상황이었으니까. 통장에 금액이 찍히는 걸 보고 나서야 '아, 진짜 주는구나' 하고 실감이 났다. 신청부터 입금까지 일주일도 안 걸린 셈인데, 돌이켜보면 내가 받아본 정부 지원 중에 가장 빠르고 간단한 절차였다. 나중에 다른 정책자금을 신청해봤을 때, 서류 준비하고 심사 기다리느라 한 달 넘게 걸렸던 경험이 있어서 더 그렇게 느꼈다. 코로나 지원금은 확실히 예외적으로 빨랐다.

1차엔 '이런 게 있나?', 2차엔 '당연히 줘야지'

1차와 2차를 합쳐서 대략 300만원 안쪽이었던 것 같다. 1차가 150만원쯤이었나. 정확한 금액은 솔직히 기억이 안 난다. 지금 통장 내역을 뒤지면 나오겠지만, 당시에는 금액 자체보다 '들어왔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으니까, 정확한 숫자까지는 신경을 못 썼다.

1차 받을 때는 '이런 게 있나?' 싶었다. 코로나로 장사가 안 되는 건 사실인데, 정부가 내 통장에 현금을 직접 넣어주는 건 처음 겪는 일이었다. 감사하다는 감정까지는 아니었지만, 신기하긴 했다. 나라에서 사업자한테 이렇게 직접 돈을 주는 일이 있구나. 그런데 2차 때는 마음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당연히 줘야지.' 사업 못하게 막아놨으면 보상을 해주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사람이 이렇게 빠르게 적응하더라. 1차 때의 그 신기함 같은 건 2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이거 가지고 되겠냐'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받은 돈은 전부 현상 유지하는 데 썼다. 150만원이 들어오면 월세 일부 내고, 공과금 내고, 그러면 남는 게 별로 없었다. 투자를 하거나 뭘 새로 시작할 여유 같은 건 없었다. 침구를 새로 사거나 방을 리모델링하거나, 그런 건 꿈도 못 꿨다. 그냥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 전부 들어갔다. 그래도 그 돈 덕분에 한 달을 더 버틸 수 있었다. 한 달 더 버티면 또 다음 달이 오고, 그렇게 시간을 벌었다.

그때 폐업을 안 한 이유는 하나였다. 전염병은 영원하지 않잖아. 코로나가 언젠가는 끝나고, 끝나면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들어올 거고, 그때 자리를 잡고 있으면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지원금 150만원이 사업을 살린 건 아니다. 그 돈은 버티는 시간을 벌어줬을 뿐이다. 근데 결국 그 시간이 다 연결됐다. 코로나가 풀리고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왔을 때, 나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전염병은 영원하지 않잖아.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인생의 전환점과 새로운 시작

대전시, 2025 국가산업대상 우주산업 대상 수상 (발전, 국가산업대상, 미래 비전)

여름 바다와 추억의 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