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차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말하는 가격 책정과 리뷰 관리의 진짜
홍대에서 숙소를 6년 넘게 운영하면서 매일 손대는 건 인테리어도 청소도 아니었다. 가격이랑 리뷰였다. 이 둘은 언뜻 따로 노는 것 같은데, 막상 해보면 한 몸처럼 붙어서 움직인다. 리뷰가 좋아지면 가격을 올릴 배짱이 생기고, 가격을 잘 받으면 그만큼 손님 기대치도 올라가서 다시 리뷰로 돌아온다. 오늘은 그 6년 동안 내가 가격을 어떻게 매겼고, 리뷰 앞에서 얼마나 억울해했고, 결국 이 둘을 어떻게 굴려왔는지 적어보려 한다.
가격은 매일 내 손으로 만진다
처음 가격을 정할 때는 별수 없이 시장조사부터 했다. 에어비앤비 앱을 켜고 내 숙소랑 크기가 비슷하고 인테리어 느낌이 비슷한 집들을 하나하나 눌러보면서, 아 이 정도 방은 대략 얼마를 받는구나 하고 감을 잡았다. 그런데 하필 그 시기가 코로나였다. 여행객이 뚝 끊겨서 정상적인 숙박 운영이 안 됐고, 나는 파티룸 느낌으로 하루 단위 단박만 받았다. 정확한 금액은 이제 가물가물한데, 하루 10만원 안팎이었던 것 같다. 코로나가 걷히고 나서야 비로소 여행객을 받는 정상 가격으로 돌아왔다.
나는 스마트 요금(수요에 따라 가격이 자동으로 오르내리는 기능)은 한 번도 안 썼다. 지금도 안 쓴다. 가격은 무조건 내가 직접, 손으로 올리고 내린다. 자동에 맡기면 편하긴 한데, 지금 내 숙소가 어떤 상황인지 나만큼 아는 알고리즘은 없다고 생각해서다.
성수기는 12월이 확실하다. 나머지 달은 크게 다르진 않은데 2월이랑 9월은 매년 어김없이 비수기다. 성수기에 내가 쓰는 방법은 단순하다. 일단 가격을 확 비싸게 걸어둔다. 그리고 예약이 안 들어오면 조금씩 내린다. 그러다 어느 지점에서 예약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그 지점이 그 시즌의 최고점 가격이다. 처음부터 적당히 걸어두면 이 최고점을 놓친다. 성수기엔 평소보다 2~3배까지 뛰기도 하는데, 폭이 매년 달라서 '올해는 얼마'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
실수도 했다. 한번은 가격을 실수로 너무 싸게 걸어놨는데 그새 예약이 잡혀버렸다. 어쩔 수 없이 손님한테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서 빠르게 취소했다. 이런 걸 몇 번 겪고 나면 알게 된다. 사실 6개월에서 1년만 직접 굴려봐도 가격을 어떻게 매길지 감은 저절로 잡힌다. 대단한 공식이 있는 게 아니라, 걸어보고 반응 보고 고치는 걸 반복하는 것뿐이다.
리뷰는 억울해도 못 지운다
첫 후기는 칭찬이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아, 이 맛에 숙박업 하는구나 싶은 뿌듯함이 확 올라왔다. 낯선 사람이 내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고 좋았다고 남겨준다는 게, 생각보다 기분 좋은 일이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6년 하다 보면 억울한 악플도 숱하게 달린다. 내 잘못이 아닌데도 별점이 깎이는 경우가 정말 많다. 처음엔 이걸 어떻게든 지워보려고 에어비앤비 고객센터에 연락도 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웬만해선 안 지워준다. 내 체감으론 열에 아홉은 게스트 편을 든다. 후기라는 게 원래 양측이 서로 안 보고 쓰고, 14일이 지나거나 둘 다 제출하면 공개되는 구조라, 한번 올라간 별점은 손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호스트 입장에선 억울한 순간이 참 많은데, 이건 그냥 이 판의 규칙이라 여기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그런 후기 하나하나가 다 속상했다. 나름 신경 써서 청소하고 응대했는데 엉뚱한 이유로 별점이 깎이면, 그날 하루가 통째로 기분 나빴다. 그런데 몇 년 하다 보니 이것도 무뎌진다. 후기 하나에 일희일비하면 이 일을 오래 못 한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됐다. 지금은 억울한 게 달려도 예전만큼 흔들리지 않는다. 어차피 못 지울 거, 붙잡고 곱씹어봐야 나만 손해라는 걸 6년 만에 겨우 받아들인 셈이다.
그래서 나는 방향을 바꿨다. 이미 달린 악플과 싸우는 대신, 애초에 좋은 후기가 쌓이게 만드는 쪽으로. 게스트가 체크아웃할 때마다 나도 그 손님 후기를 꼬박꼬박 남긴다. 그리고 거기에 '별 5개 후기를 주시면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라는 멘트를 항상 같이 붙인다. 부담스럽지 않게, 그런데 확실하게. 이 한 줄이 있고 없고가 후기 달리는 비율을 꽤 바꿔놓는다. 사람은 좋았어도 굳이 후기까지 안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살짝 등을 떠밀어주면 그제야 별점을 눌러준다. 악플은 못 지우지만, 좋은 후기의 개수는 이렇게 내 손으로 늘릴 수 있다.
가격과 리뷰는 결국 한 몸이다
이 둘을 따로 관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는다. 가격이랑 리뷰는 결국 한 몸이라는 걸. 악플이 별로 없고 좋은 평점과 리뷰가 차곡차곡 쌓이면, 그만큼 숙소 가격도 올려 받을 수 있다. 이건 기분 탓이 아니라 확실한 상호작용이다. 별점이 높은 집은 같은 값이어도 먼저 예약이 차고, 그러면 나는 다음번에 좀 더 배짱 있게 가격을 올려 걸 수 있다. 반대로 리뷰가 흔들리면 아무리 싸게 내놔도 손이 잘 안 간다.
이걸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니다. 운영 초반엔 그냥 가격은 가격대로, 후기는 후기대로 따로 신경 썼다. 그런데 좋은 후기가 어느 정도 쌓이고 나니, 예전 같으면 '이 가격에 예약이 들어올까' 싶던 금액에도 손님이 붙기 시작했다. 그때 확실히 느꼈다. 결국 내가 매기는 가격을 뒷받침해 주는 건 그동안 쌓아둔 별점과 후기더라는 걸. 그 뒤로는 리뷰 관리를 단순한 평판 관리가 아니라 가격을 지탱하는 기반으로 보게 됐다.
에어비앤비도 이걸 안다. 슈퍼호스트 기준만 봐도 평점 4.8 이상 유지가 들어가 있고, 응답률 90%에 호스트 취소율 1% 미만 같은 조건을 분기마다 자동으로 평가한다. 이 배지를 달면 검색에 더 잘 노출되니까, 결국 리뷰 관리가 노출로, 노출이 예약으로, 예약이 다시 가격 결정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4.8이라는 숫자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4.7에서 4.8로 끌어올리는 게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체크아웃 때마다 후기 요청 멘트를 빼먹지 않고, 성수기가 오면 여전히 가격을 높게 걸어두고 반응을 보며 내린다. 6년을 했는데도 이 두 가지만큼은 자동화하지 않고 매번 손으로 만진다. 다음 성수기가 와도 또 그렇게 할 거고, 겨울이 다가오면 미리 달력을 열어 12월 가격부터 다시 높게 세팅해 둘 생각이다. 그게 지금까지 6년 동안 굴려보며 내가 찾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댓글
댓글 쓰기